이기심을 먹고 사는 바이러스

개인의 자유와 집단의 이익과는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. 사회 전체로 보아서는 바람직한 것이나 그것이 개인의 자유를 속박하는 경우 어느 것을 우위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쉽게 결정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. 실제로는 그 사회의 문화 혹은 주된 가치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.
최근의 백신 사태의 예를 들어보자. 과학적 분석과 노력에 의해서 현 팬데믹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국민 대부분이 최단 시간내 백신을 접종해야만 팬데믹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.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?
백신을 맞은 후 항체 형성율이 최소 60% 이상이다, 부작용은 거의 없다 등등의 과학적인 통계보다는 내가 수십만 분의 일 가능성으로 운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심리적인 두려움에 더 휘둘린다.
내가 보균자가 되면 그 즉시 타인에게 병을 옮길 수도 있다는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고 더 안전하고 효과가 높다는 백신을 가려 맞기 위해서 기다리는 동안에 약효가 조금 떨어지는 백신은 외면 받고 냉장고 속에서 유효기간이 지나고 있다.
어떤 이는 자신은 건강해서 설사 병에 걸리더라도 문제될 것 없다고 자신하면서 그동안 바이러스가 자신의 몸속에서 더 강한 놈으로 변신하고 다른 사람에게 옮겨갈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.
이렇게 우리가 내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사이에 영리한 바이러스는 항체가 없는 인간들을 돌아다니며 세력을 확장하고 더 강한 후손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. 이러한 경우를 보며 혹 인간의 이기심이 개인의 자유라는 그럴듯한 주제로 포장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.
인간의 욕심 때문에 기인된 팬데믹 상황이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더 길어질 것 같다는 우려가 생긴다. 사회적 합의로 이루어진 룰을 지켜야할 때 본인의 이기심 으로 그 원칙을 허물고 그것을 개인의 자유로 강변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순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경계를 넘나들며 세력을 확장하고 진화를 거듭하면서, 자신의 몸을 그들의 식사거리로 기꺼이 내주고 있는 인간들을 비웃고 있을지도 모른다.
2021년 4월4일
한사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에 대한 기사를 보고나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