단상/낙서

낙서 24: 하룻밤새

Chris Jeon 2022. 9. 30. 17:53

터지는 것.

내 속을 그저 있는 그대로 터트리고 싶다.

 

 

격식 갖추고 이것저것 체면 차리고

가족 생각하고 지금껏 살아온 과정 참조하고.

 

 

더 늦기 전에 내가 가진 끼 확 쏟아내면 어떨까?

미쳤다고 하겠지. 노망, 치매, 망령…

 

 

한번 해 보고 죽는 것과

안해보고 죽는 것.

 

 

내세,  없다면 허망.

있으면?   한 겁 더 닦지. 대찬 우리 할배가 그렇게 말씀하셨다. 

 

 

운동 갔다 돌아오는 길 보니 벌써 가로수 색깔이 변한다.

작년 단풍 든 것 어제 같은데.

 

 

얼마 남지 않았다는 조급증인지

뒤늦게 깨달은 자각인지.

 

 

내가 나로 산 것이 쬐끔.

가진 것 확 쏟아내고 싶다.

 

 

어제 운동 후  몇 잔 걸치고 끄적인 낙서다.

그리고 글방 카테고리 숙성방에 넣었다.

 

내 글은 좀 뾰족하고, 경사지고, 거칠고 떫다.

그래서 먹기 전에 숙성방에서 익힌다.

 

하룻밤 지나고 꺼내 보니 재밌다.

마치 또 다른 나를 보는 느낌이다.

 

술의 순기능도 많다

술을 예찬하는 것 보니

술이 아직 덜 깼나 보다.